January 2010
11 posts
당신의 집
인터넷에는 무수한 페이지들이 있고, 무수한 공간들이 있다. 곳곳에 흩어져있는 내 정체성들을 한 곳에 모아놓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 마음, 내가 쓴 글들이 다시 찾을 수 없을 지도 모르는 무수한 공간을 떠돈다. 그 무한의 어지러운 공간 중에서 적어도 한 곳은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당신의 집’으로 만들고 싶었다. 바로 이 곳이, 내가 마련한 소박한 ‘당신의 집’이다.
Jan 28th
참을 수 없는 이해의 가벼움
사람들은 이해한다는 말을 너무 쉽게 내뱉는다. 나도 그렇다. ‘네 맘 다 이해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사실은 이해하지도 못 하면서, 말로만 이해했다고 한다. 우리가 이해한다는 말을 자주 내뱉는 건 머리로는 네 말을 이해했다는 뜻이다. 그걸 마음으로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그 사람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그 다름을 인정하는 게 사람을 이해하는 첫 단계인데, 사람들이 가장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그것이기도 하다. 나와 다른 너를 먼저 인정하고 마음을 열어야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문이 열린다. 나는 이제야 비로소 네가 나와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단계인 것 같다. 머리로는 이해했었지만...
Jan 19th
보고도 못 본 척
우리 인생살이에서 알고도 모르는 척,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못 들은 척 넘기는 그 헤아림과 짐작의 여백이 그 얼마나 깊고 포근하고 넉넉한 삶의 미학입니까. 조정래, ‘황홀한 글감옥’ 중에서 실제 이렇게 살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오히려 몰라도 아는 척, 못 본 것도 본 척, 못 듣고도 들은 척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삶이 힘겹다고 느꼈는지도 몰라. 한 번 소용돌이에 휘감긴 감정은 계속 격해져만 갔어. 정곡을 찌르는 이 글을 보며 볼수록 실망스러운 사람이 되지 말자고, 볼수록 매력적인 사람은 못 되더라도 그래도 한결 같은 사람은 되자고 다짐해본다.
Jan 15th
사랑받는다는 건
“사랑받는다는 건 때로 두려움을 동반하는 것이지. 복잡하기 이를데 없는 우리 인생에서 신은 간혹 나쁜 때를 골라 좋은 사람을 보내준단다.” - 기욤 뮈소, ‘당신 없는 나는?’ 中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상황이 나쁠 때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할 처지도, 사랑받을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은 누구에게나 또 어느 때나 다가오는 것이다. 두려워 뒷걸음질 치면 당신 일생에 단 한 번 뿐일지 모를 사랑을 놓칠 수도 있다. 좋은 때만 찾아오는 게 사랑이라면, 그것의 깊이는 가늠하기 힘들다. 나쁜 때에도 찾아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라면, 두려움 없이 그저 받아들여도 된다. 해준 것이 없어 미안해 할 필요도,...
Jan 12th
사랑합니다.
“소동파의 [마음속의 대나무]라는 책에 이런 얘기가 나와. 옛날에 글을 짓는 사람은 글에 능한 것을 ‘좋은 글’로 여긴 것이 아니라, 쓰지 않을 수 없어 쓴 글을 ‘좋은 글’로 생각했대. 산천의 구름과 안개, 초목의 꽃과 열대모 충만하고 울창하게 되어야 밖으로 드러나듯이, 마음속 생각이 충만하면 글은 저절로 써진다고.” 당신이 읽어보라고 내밀었던 책 ‘백수생활백서’에 나온 내용입니다. 인용의 재인용인 셈이죠. 이 글을 읽다 문득 당신이 생각났습니다. 당신이 내게 쓴 글은 ‘쓰지 않을 수 없어 쓴 글’이었다고. 그래서 당신의 글을 읽으며 ‘좋은 글’이 아니라...
Jan 10th
기억과 추억
사랑이 위대한 건 기억을 추억으로 바꿔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단지 기억으로만 남는 건 그저 과거일 뿐이다. 하지만 추억이 되는 건 그 지난 시간에 있었던 하나 하나의 눈짓과 몸짓을 기억하고, 그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일 것이다. 추억을 남기는 사랑은 그래서 아름답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당신을 생각하면 추억들이 밀려온다.
Jan 8th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내가 세상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커플은 선남선녀도 아니고,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도 아니고, 막 결혼한 사람들도 아니다. 내가 가장 부러운 커플은 노부부들이다. 함께 한 세월의 익숙함에 서로 무뚝뚝하고, 뭘 해도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 뚝뚝 말을 던지고, 티격태격 하지만 미끄러운 길에선 여전히 슬쩍 손 잡아주고, 술을 많이 먹고 들어오면 건강을 걱정해주고, 서로가 곁에 없음을 두려워하는 그런 노부부들 말이다. 손 잡는데 설레임이 없어도 익숙한, 함께 있는데 뜨거워지지 않아도 아늑한, 그런 세월과 생활을 함께 겪어온 노부부들이 참 부럽다. 때로는 믿음이 깨지기도 하고, 죽이고 싶을 만큼 밉기도 한 순간이 있을 테지만 그 모든 것들을 견딜 수 있었던 건 사랑에서 시작된 함께하고...
Jan 7th
쿨하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쿨해지기란 힘든 일이다. 아니 불가능한 일이다. 그냥 친구나 일반 사람들 앞에서야 얼마든지 쿨해질 수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기 때문에 쿨해지기가 힘들다. 하는 말 하나 하나, 하는 행동 하나 하나에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내가 하면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들, 친구가 하면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게 아닌 게 된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이에 ‘쿨하다’라는 건 그만큼 사랑하지 않는다의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Jan 5th
어른들은 참 이상해요.
어른들은 참 이상해요. 좋아하는 사람한테 좋아한다고 말을 못해요. 몰래 훔쳐만 봐요. 그리곤 우리한테만 좋아하는 친구 생기면 고백하래요. 어른은 고백을 못한대요. 그 사람 마음을 모른다면서. 내가 좋아한다고 말하는게 고백 아닌가요? 어른들은 참 이상해요.
Jan 5th
극소수의 사람
사람에게는 정말 다양한 모습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사람의 단면만을 본다. 그보다 조금 적은 사람들이 그 사람의 다른 모습들을 보고, 극소수의 사람들이 그 사람의 숨겨진 모습을 보곤 한다. 당신은 내게 그 극소수의 사람이다. 나도 모르고 있던 내 모습을 끄집어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그래서 아마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 같다.
Jan 5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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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심
나는 자만하고 있었다. 나는 당신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당신은 그러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건 다 당신이 잘못했고, 다 당신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불쌍하고, 억울했다. 그 자만심에 빠져 당신에게 상처를 입혔다. 그러다 알게 됐다. 난 그동안 당신을 이해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는 걸. 어쩌면 나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나는 착해’라고 최면을 걸었는 지도 모른다. 다시 당신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하니, 난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을 이해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려는 노력을 이제 시작하는 것 같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것이 다 과정이니까. 자만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Jan 3rd